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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그때 그 먼시가 아니네...이정후 안타 뺏은 야속한 포구

'빅리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진출 7경기 만에 출루에 실패했다. '수비 요정'으로 거듭난 맥스 먼시를 뚫지 못해 안타 한 개를 잃었다. 이정후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LA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종전 0.292에서 0.250으로 낮아졌다. 이정후는 이날 '파이어볼러'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3번 상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로 이적한 그는 지난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 등판해 위력적인 투구로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국내 야구팬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투수다. 앞선 6경기에서 초구를 지켜보며 MLB 투수들의 공을 익히려고 했던 이정후는 이 경기 1회 초 첫 타석에선 글래스노우가 던진 높은 코스 95.8마일(154.2㎞/h)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배트를 돌렸지만, 타구가 외야로 뻗지 못하고 유격수 미구엘 로하스에 잡히며 아웃됐다. 1-1로 맞선 3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도 볼카운트 2볼-2스크라이크에서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 직구를 당겨쳤지만, 투수 방향으로 가는 내야 타구를 만드는 데 그쳤다. 투수가 1루수에게 토스해 아웃당했다. 샌프란시스코가 1-4로 지고 있던 6회 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 타자로 나서 2루 땅볼로 물러났다. 타구 코스가 1-2루 사이였고, 157.2㎞/h 하드히트를 생산했지만 무키 베츠의 수비 범위였다. 글래스노우에 완패한 이정후는 8회 초 4번째 타석에서도 선두 타자로 나섰고, 바뀐 투수 다니엘 허드슨을 상대했다. 상대적으로 구속이 느린 허드슨의 3루째 높은 직구를 밀어쳐 좌측으로 타구를 보냈다. 맞는 순간 안타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오른쪽으로 살짝 수비 시프트를 시도한 다저스 3루수 먼시의 글러브에 걸리고 말았다. 타구 속도가 97.2마일(156.5㎞/h)이었지만, 야수 반사력 앞에 범타가 됐다. 먼시는 지난달 21일 열린 서울시리즈 2차전에서 안일한 포구로 실점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이날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상위 타선에 고전하며 3점을 내준 상황, 주자를 2루에 이어진 위기에서 루이스 캄푸사노로부터 왼쪽 선상 타구를 유도했지만, 공이 그라운드와 먼시의 글러브 사이로 빠져나가고 말았다. 주자 매니 마차도는 홈을 밟았고, 야마모토는 이후 타일러 웨이드에게 추가 안타를 내주며 5번째 실점을 한 뒤 1이닝 만에 강판됐다. 하지만 먼시는 본토 개막전 이후 한 번도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감량을 시도, 핫코너(3루) 수비력 향상을 노렸던 그는 이날(4일) 샌프란시스코전 이정후의 강습 타구를 처리하기 전에도 자신에게 향한 타구 3개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이정후도 수비 력이 나날이 좋아지는 먼시 앞에 안타 한 개를 잃었다. 이날도 하드히트(타구속도 95마일, 152㎞ 이상 강한 타구) 2개를 생산한 점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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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김성윤-'강견' 김현준, 외야 자리 맞바꾼다, 삼성 외야진 변화 이유는?

새 시즌, 삼성 라이온즈 외야진에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중견수 김현준이 우익수로 이동하고, 김성윤이 주전 중견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막판 좌익수로 이동한 구자욱이 올 시즌에도 왼쪽 코너 외야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 시즌 김성윤의 성장이 새 시즌 삼성의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17년 데뷔 이후 만년 유망주로 백업을 전전하던 그는 지난해 후반기 49경기에서 타율 0.352, 62안타, 21타점, 14도루로 환골탈태하며 주전 외야 자리를 꿰찼다. 김성윤의 가세로 삼성의 외야진은 포화 상태가 됐다. 기존 좌익수였던 호세 피렐라와도 결별하면서 삼성은 김성윤-구자욱-김현준으로 이어지는 새 외야진을 구축하게 됐다. 더 나아가 삼성은 이들의 포지션에도 변화를 줬다. 주전 중견수였던 김현준이 우익수로 자리를 옮기고, 김성윤이 주전 중견수를 맡을 예정. 지난 시즌 막판 우익수에서 좌익수로 옮긴 구자욱은 새 시즌에도 좌익수에서 경기를 뛴다. 김현준은 지난해부터 중견수에서 자리를 잘 잡은 선수고, 김성윤은 강한 어깨로 우익수에서 좋은 송구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구자욱의 강견 역시 마찬가지. 포지션에 변화를 주지 않아도 괜찮아 보이는데, 삼성은 새 시즌을 앞두고 왜 이런 변화를 줬을까.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같은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은 “김성윤의 발이 빠르고 수비력이 좋은데, 우익수는 중견수보다 수비 범위가 좁지 않나. 김성윤의 주력과 수비력을 잘 살리기 위해 중견수로 자리를 옮겼다”라고 전했다. 김현준에 대해선 “김현준의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익수로 이동시켰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김현준의 어깨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공을 던지는 폼이 그렇게 보일 뿐 실제 공은 힘이 있다. 어깨가 약한 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구자욱은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썼다.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3루 쪽에 홈 더그아웃이 있어 우익수와 거리가 멀다. 박진만 감독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3루 더그아웃에서 우익수까지 가는 데에도 체력이 꽤 소모된다”라면서 “체력 안배와 수비 부담을 줄여 공격력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라고 전했다. 외야뿐 아니라, 내야진도 변화가 예고돼 있다. 박진만 감독은 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논을 주전 3루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비 시프트 금지로 타격 스트레스가 줄어든 오재일이 주전 1루수를 맡는다. 기존 주전 자원이었던 이재현이 어깨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유격수 자리에선 김영웅과 강한울, 김동진이 주전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캠프 초반인 만큼, 타순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박진만 감독은 “2번 김성윤-3번 구자욱-4번 맥키논만 고정으로 두고 나머지 타순은 선발 포지션에 따라 바꾸려고 구상 중이다”라고 전했다. 리드오프에 대해선 “김지찬이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주전 자원인 류지혁도 1번으로 기용할 수 있어 활용 폭이 넓다”라고 설명했다. 윤승재 기자 2024.02.0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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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30홈런’ 복귀 다짐한 김재환 "20개 칠 거면 미국 안 왔다"

"모든 분이 원하는 숫자는 30개다."김재환(35·두산 베어스)은 지난해 12월을 미국에서 보냈다. 마무리 캠프에서 자진해서 이승엽 감독과 구슬땀을 흘린 그는 두산 팬 미팅을 마친 후 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에서 개인 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 시설은 이미 동갑내기 손아섭(NC 다이노스)이 기량 향상 효과를 보며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게다가 강정호가 유튜브를 통해 김재환의 부진(2023년 타율 0.220 10홈런)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 터였다.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김재환은 미국행 성과에 만족하는 모양새다. 15일 두산 창단 기념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그는 "성과는 3개월은 지나야 알 것 같다"면서도 "'잘 배우고 왔다'고는 말할 수 있다. 그 말에 조금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김재환은 훈련 당시 강정호의 개인 방송에도 직접 출연했다. 당시 그는 "4~5년 정도 고민했던 포인트를 정호 형이 잘 짚어줬다. 몇 년 동안 훈련할 때마다 '이건 분명 아닌데'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그게 해결된다는 느낌을 분명하게 받았다"고 했다. 그는 취재진에게도 "최근 6년을 나눠보면 앞에 (좋았던) 3년이 있고, 최근 안 좋았던 3년이 있었다. 이래서 안 좋았고, 그래서 좋았다는 식으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김재환은 강정호와 영상 인터뷰에서 "정호 형이 나를 못 믿더라. 계속 (올 시즌 성공 기준으로) 20홈런을 이야기한다. 속으로 '그럴 거면 미국까지 왜 왔나'라고 생각했다"고 웃으면서 "팬분들과 감독님, 내 생각이 모두 같다. 모든 분이 원하는 숫자는 (홈런) 30개다. 미국까지 왔으면 그 정도는 바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내가 30개를 쳐야 두산도 우승할 수 있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승엽 감독도 4번 타자의 부활을 믿는다. 이 감독은 "(미국 훈련이) 괜찮았다고 하더라. 지난해 가을에도 함께 열심히 땀을 흘렸다. 강정호를 찾아가 (따로) 레슨을 받을 만큼 선수가 (부활을) 간절하게 바란다. 팀에서 (중요한) 위치라는 것도 분명 잘 느끼고 있다"고 바라봤다.좌타자인 김재환을 괴롭혔던 수비 시프트가 사라지는 것도 긍정적 변수다. 당겨치는 타구가 많았던 그는 극단적인 시프트에 안타를 유독 많이 빼앗겼다. 이는 기록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그를 흔들어놨다고 했다. 김재환은 "지난해 안 좋았던 성적에 시프트 영향도 컸던 것 같다. 나름대로 시프트에 맞게 (타격을) 바꿔 보려고 한 게 내게 마이너스가 됐다"며 "사람들은 '밀어 치면 되지 않나'라고 말하지만, 그러면 안타 1개가 나오더라도 내 타격 밸런스가 이상해지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더 짧게 치려고 하고, 밀어서 왼쪽으로 치려고 한 게 내 장점을 사라지게 한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김재환은 "시프트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내 생각을 바꿨을 것 같다. 그동안 잠실에서 뛰면서 '대체 어디로 쳐야 하나'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외야로 치면 외야수에게 잡히고, 짧게 치면 내야수에게 걸린다'고 여겼다. 이제 시프트 여부보다는 내가 생각을 다르게 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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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익수'는 없다, 오재일·김재환·추신수 동반 부활할까 [IS 포커스]

KBO리그가 2024시즌부터 수비 시프트를 제한한다. 시프트는 철저히 당겨치는 타자를 봉쇄하고자 수비수, 특히 내야수를 한쪽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전술이다. 이 과정에서 야수가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려 경기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야구의 박진감을 떨어뜨린다는 목소리도 높았다.이에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지난해부터 시프트의 범위를 제한했다. 내야에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최소 4명의 야수를 둬야 하고, 2루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씩 서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에 KBO도 새 시즌 시프트 제한을 도입한다. 구체적인 시행 규칙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MLB의 세부 시행 규칙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크다.수비 시프트와 힘겹게 싸웠던 좌타자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당겨치는 좌타자가 많은 KBO 특성상, 2루수를 우익수 앞 외야까지 후진 배치하는 ‘2익수(2루수+우익수)’ 전략이나, 1~2루 사이에만 세 명의 내야수를 두는 전술 등 그동안 좌타자를 향한 극단적인 시프트가 많았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김재환(두산 베어스), 김현수(LG 트윈스), 강백호(KT 위즈) 등 왼손 거포들이 집중 견제 대상이 돼왔다. 실제로 오재일의 지난해 오른쪽 타구 비율은 43.2%였고, 김재환은 41.8%, 김현수는 40.4%, 강백호는 40.9%로 높은 편이었다. 추신수(SSG 랜더스)와 최주환(키움 히어로즈)의 타구도 50% 이상 오른쪽으로 갔다. 수비 팀들은 오른쪽에 많은 야수를 배치, 이들이 당겨친 타구를 잡아냈다. 공교롭게도 모두 지난해 타격 부진을 겪었던 선수들이다. 오재일은 타율 0.203 11홈런 54타점, 김재환도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에 그쳤다. 통산 3할 타율(0.314)에 빛나는 김현수도 시프트가 활발해진 2021년부터 세 시즌 동안 3할 타율을 넘기지 못했다. 강백호도 부상 및 부진 끝에 지난해 타율 0.265 8홈런 39타점으로 부진했다. 추신수는 출루율(0.379)에 비해 타율이 0.254로 너무 낮았고, 최주환은 20홈런을 때려냈지만 타율 0.235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개인의 기량의 저하 탓도 있겠지만, 잘 맞은 타구가 촘촘한 수비 시프트에 잡히는 모습도 많았다. 안타가 될 타구가 범타로 이어져 슬럼프가 길어지기도 했다. 선수들도 고민을 여러 번 토로하기도 했다. 극단적인 시프트를 극복하고 좋은 타격 성적을 거뒀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우측 타구 타율 0.434) 구자욱(삼성·0.432)도 시프트에 대한 부담이 작지 않았다. 실제로 MLB의 좌타자들은 큰 효과를 봤다. 2023시즌 MLB 좌타자들의 타율은 2022시즌(0.287)보다 상승한 0.297이었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좌타자의 당겨치는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도 2022년 0.258에서 2023년 0.288로 크게 상승했다. 땅볼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KBO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A 구단 코치는 “시프트로 고전했던 좌타자들의 타격 성적이 (올 시즌) 소폭 상승할 것이다. (시프트가 없어지면) 타자의 심리적인 측면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수비 코치 출신 B 지도자는 “수비수, 특히 2루수의 부담이 이전보다는 커질 수 있다. 리그 전반적으로 (좌타자들의) 공격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승재 기자 2024.01.1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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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장타율 0.377 김재환의 부진과 로테이셔널 히팅

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김재환(35·두산 베어스)의 부진이 심각하다. 장타가 꽉 막혔다.김재환은 자타공인 슬러거이다. 2018년 홈런 44개를 터트려 데뷔 첫 홈런왕에 올랐다.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40홈런을 넘긴 건 1998년 타이론 우즈(당시 OB 베어스·42개)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국내 선수로는 처음이었다. 그해 장타율이 0.657. 그런데 올 시즌 김재환의 장타율은 0.377(12일 기준)까지 떨어졌다.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김재환의 개인 지표는 2021년부터 꾸준히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5할대 장타율(0.460)이 무너졌고 올 시즌엔 4할대마저 위태롭다. A 구단 타격 코치는 김재환의 부진을 두고 "몇 년 사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rotational hitting system·허리 회전)이 더욱 강해진 모습"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미국에서 타격 이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중심 이동에 포커스를 맞춘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weight shift system)과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이다.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은 순간적인 허리 회전력을 이용, 강한 타구 생산에 이점에 있다.A 구단 타격 코치는 "좋은 타자들은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 시스템)과 회전(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이 섞여 있다. 김재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회전으로만 강하게 치려고 하니까 (이상적인) 방향성이 잘 나오지 않는 거 같다"며 "좋았을 때는 (밀어치는 것도 잘해) 왼쪽 타구가 많았는데 중심 이동이 원활하지 않으니 (타구가) 오른쪽으로만 향하는 방향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당겨치는 타구가 많으니, 타석마다 수비 시프트가 걸린다. 강한 타구로 수비 시프트를 깨야 하지만 힘이 잘 실리지 않으니 수비 그물에 걸린다. 장타율에 타율까지 급락한 이유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 얘기도 나오지만, 김재환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건 '부상'이다.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은 강한 허릿심과 탄탄한 하체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김재환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일단 많이 뛰어야 한다. 뛰는 건 스포츠, 야구의 기본이다. (김재환의) 무릎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며 "몸의 회전력으로 치지만 하체 스피드가 떨어지면 공에 대응하는 스피드도 떨어진다"고 말했다.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통산 467홈런을 기록한 강타자다. 김재환과 같은 '왼손 거포'였던 만큼 누구보다 그의 상황을 잘 이해한다. 이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유심히 체크하고 있다. 조금씩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타이밍이 엇나가면 볼카운트가 몰리고 2스트라이크 이후 범타나 삼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김재환의 부진으로 두산은 타순 계획을 수정했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양의지(5번) 앞에 김재환(4번)을 세웠다. 양의지와 상대하기 꺼린 투수들이 김재환과 승부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김재환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효과가 미미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1일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2군으로 내려갔다. 김재환의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 두산의 중심 타선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스포츠1팀 기자 2023.06.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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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최원호 호가 변했다... '수베로 지우기'일까

사령탑을 교체한 한화 이글스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한화는 17일 기준으로 13승 21패 2무(승률 0.382)로 9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최하위에서 탈출했고, 최근 10경기 성적이 6승 3패 1무로 좋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감독을 교체했다. 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승리 직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면서 최원호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선임 직후 최원호 감독은 본지와 통화에서 "경기력이 괜찮아진 상태에서 내가 (팀을) 맡게 됐다. 큰 틀을 바꿀 생각은 없다. 최근 경기력과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 기용은 그대로 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변화의 기미가 감지된다.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 기용이 대표적이다. 오그레디는 지난달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타율이 0.127에 불과했고,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반등의 기미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11일 1군으로 돌아왔고, 공교롭게도 그날 수베로 감독이 경질됐다.오그레디는 사령탑이 바뀌고 두 번째 경기부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3연승을 달리던 한화는 오그레디가 출전한 3경기에서 1무2패에 그치다 17일에야 승을 따냈다. 이 기간 오그레디의 성적은 14타수 2안타. 17일 기준 오그레디의 시즌 성적은 여전히 타율 0.130(77타수 1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350에 불과하다.오그레디를 기용하기로 한 최원호 감독조차 그를 완전히 믿지 못했다. 한화는 16일 롯데 자이언츠전 8회 말 0-1 상황에서 선두 타자 오선진이 2루타를 쳐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가능한데 오그레디 대신 대타 박정현이 등장했다. 그는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번트 자세를 취했다. 득점 기회에서 진루타조차 기대할 수 없고, 수비 비중도 작은 오그레디를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는 의미다. 베이스러닝 방향성도 달라졌다. 수베로 감독은 부임 후 한결같이 공격적인 주루를 강조해 왔다. 주자들에게 언제든지 뛰어도 좋다는 '그린 라이트'를 부여했다. 그라운드에 나가면 전력을 다해 뛰고,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라고 지도했다. 주루사가 나와도 문책하지 않았다.사령탑이 바뀐 직후 바로 문책성 교체가 등장했다. 정은원은 지난 14일 SSG 랜더스전 3회 초 1사 1·2루 상황에서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최원호 감독은 3회 공격 종료 후 정은원을 문현빈으로 교체했다. 최 감독은 16일 경기 전 "퓨처스 경기가 아닌 1군 경기"라고 강조했다. 도루가 필요할 땐 사인을 벤치에서 내고, 14일 3회 말에는 뛰지 말라고 사인을 줬다고 밝혔다.최원호 감독의 지시는 오답이 아니다. 득점 기회에서 3루 도루는 득점 가능성을 크게 높이지 못한다. 그러나 문책성 교체는 새 감독으로 인해 달라진 기조를 선수단에 전달하는 의미가 크다. 수베로 감독 색깔을 지우는 작업으로 읽힌다.수비 시프트 역시 달라진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 부임 후 수비 시프트 빈도와 강도를 대폭 늘렸다. 이 기간 DER(인플레이 타구 처리율)은 2021년 0.691(3위) 2022년 0.676(8위) 2023년 0.698(1위·최원호 감독 부임 후인 17일 기준)를 기록했다. 결과가 나쁘다고 보긴 어렵지만, 최원호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종합해 가이드라인을 조금 수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코치진과) 나눴다"고 전했다. 변화의 폭은 '조정'도 있고, '원상 복귀'도 될 수 있다. 철저히 관리했던 최고 유망주 문동주의 투구 이닝도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최원호 감독은 "지금까지 계획대로 운영하면 올해 산술적으로 120이닝 정도 소화할 것이라고 나오더라"며 "구단에서는 (올 시즌 문동주의 투구를) 140이닝에 플러스마이너스 10이닝 정도(130~150이닝)로 계획 중이다. 성인 기준으로 연간 투구 수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아직 없다. 지속적으로 검사하고 의사의 소견을 듣겠다"고 했다.최원호 감독의 말처럼 적절한 관찰과 관리가 이뤄진다면 투구 이닝을 늘리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한화가 문동주에게 최대 30이닝을 더 맡겼을 때 얻을 것이 크지 않아 보인다.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문동주는 지난해 부상을 여러 차례 겪은 투수다. 감독 교체를 바라보는 한화 팬들의 마음은 여전히 '불만'에 가깝다. 팬들이 모금해 홈구장 앞에서 트럭 시위까지 등장했다. '이기는 야구'가 최원호 감독 체제의 목표라고 했다. 그 수단이 '수베로 지우기'일 수도 있다. 한화는 성적으로 증명해 낼 수밖에 없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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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초 남짓 수비로 다 보여준 러셀...역시 빅리거 클래스

타석에서 침묵하면 수비에서 존재감을 발산한다. 키움 히어로즈 ‘복덩이’ 외국인 선수 에디슨 러셀(29) 얘기다. 러셀은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4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5회 초 키움의 수비를 앞두고 김태진과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생긴 부상 탓이다. 러셀은 이 경기 전까지 타율 0.320·4홈런·32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타율 0.254·2홈런을 기록하며 실패한 2020시즌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날은 상대 선발 투수 최원준을 공략하지 못했다. 1회 말 삼진, 4회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러셀은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주전 유격수였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즈(당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는 만루 홈런을 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빅리거 클래스를 보여준 장면은 4회 초 수비를 할 때였다. 선발 투수 최원태가 양석환에게 2점 홈런을 맞았고, 이어진 허경민과의 승부에서도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호세 로하스에게도 가운데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오른쪽으로 수비 시프트를 가동했던 유격수 러셀과 2루수 김혜성. 로하스가 친 공이 공이 2루 베이스를 스치고 외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러셀이 재빨리 이동해 공을 낚아챘다. 1루 주자 허경민을 2루에서 잡는 건 어려웠다. 김혜성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기엔 너무 멀리 있었다. 이 상황에서 러셀은 신속한 상황 판단을 보여줬다. 곁눈질로 김혜성과 주자의 위치를 확인한 뒤 거의 지체하지 않고 타자주자를 잡기 위해 1루로 송구했다. 박빙 상황에서 최초 판정은 세이프가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브로 정정됐다. 러셀은 이 과정에서 오른손 찰과상을 입고, 보호 차원에서 경기를 마쳤다. 추가 실점 위기에서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주지 않는 수비를 해냈다. 평범한 수비로 보이지만, 풋워크와 판단력 그리고 송구 능력이 두루 작용한 명장면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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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벽'이 무너졌다, 32타석 무안타 김현수

베테랑 왼손 타자 김현수(35·LG 트윈스)의 타격 슬럼프가 심각하다.김현수는 지난 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7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치지 못했다. 30타석 28타수 무안타. 2일 NC전 네 번째 타석부터 무안타라는 걸 고려하면 32타석 30타수 무안타로 기록이 더 악화한다.김현수의 4월은 뜨거웠다. 23경기 타율이 0.400(80타수 32안타). KBO리그 타자 중 유일하게 규정 타석 4할 타율을 달성했다. 하지만 5월 타격감이 곤두박질쳤다. 월간 타율이 0.061(33타수 2안타)로 4월과 비교하면 천양지차. 시즌 타율은 어느새 0.301까지 떨어졌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를 경기에 투입하지 않고 휴식을 줬다.염경엽 감독은 김현수가 타격 슬럼프에 빠지기 전인 5월 초 "(지난 4월을 돌아보면) 현수가 좋아진 건 벽"이라면서 "김현수가 (과거 타율) 3할4푼을 쳤을 때는 (밀어서 치는) 왼쪽 안타가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오른쪽 벽(어깨)이 무너지니까 에버리지가 떨어지는 거"라면서 "센터 중심으로 치려는 방향성이 좋아지면서 옛날 김현수로 돌아갔다"라고 말했다. 4월에 기록한 안타의 방향이 이상적이었다는 의미였다. 4월 그의 안타 중 59.4%가 왼쪽(10개)과 중앙(7개)으로 향했다. 이는 지난 시즌(52.7%)보다 6.7%포인트(p) 향상한 수치였다. 김현수에게 중요한 건 '왼쪽'이다. 풀 히터인 만큼 상대 팀 내야수들이 오른쪽에 수비 시프트를 가동한다. 당겨치면 촘촘한 수비 그물에 타구가 걸릴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벽이 무너져) 몸이 빠지면 왼쪽으로 칠 수 없다. 요즘에는 시프트에 걸리면 툭 쳐서 (타구를 왼쪽으로) 굴려도 안타다. 그게 4할을 만드는 거"라면서 "현수가 가장 중요한 기본을 지키는 거다.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잠깐 잊고 있던 기본기를 채우면서 고타율을 기록하는 거"라고 칭찬했다. 이어 "3할2푼 이상 치는 타자들은 (방향을 가리지 않고 때려내는) 스프레이 타자다. 그래야 고타율을 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5월 들어 김현수의 타구는 방향성을 잃었다. 무엇보다 공이 뜨질 않는다. 월간 내야 타구(12개)와 외야 타구(12개) 비율이 1대1이다. 4월에는 외야 타구(56개)가 내야 타구(19개)보다 월등히 많았다. 전반적으로 타구 속도마저 하락, 내야를 뚫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하고 있다. 대부분의 땅볼이 아웃 카운트로 연결된다. 그 탓에 4월 0.413이던 BABIP(Batting Averages on Balls In Play)가 5월 0.071로 급락했다. BABIP는 홈런이나, 삼진, 볼넷을 제외하고 페어 지역에 떨어진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의미한다. 평균에 얼마나 수렴하느냐에 따라 해석에 차이가 있는데 김현수는 5월에 '지독하게' 운이 없었다.김현수의 통산 타율은 0.316이다. 3000타석 소화 기준 역대 타격 8위에 이름을 올린다. 그만큼 자타 공인 '타격 장인'이다. LG 타선이 짜임새를 갖추려면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홈런 1위 박동원과 함께 그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안 좋을 때는 기본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현수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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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4연패' 팀 구한 환상 다이빙캐치, "9천명의 환호, 뿌듯했죠"

몸을 날린 순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성윤이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김성윤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9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9회 다이빙캐치로 팀의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1-0으로 삼성이 아슬하게 앞선 9회, 선두타자 양의지의 타구가 중견수 왼쪽으로 뻗어나갔다. 당시 삼성 외야 수비는 시프트가 걸려 있었다. 좌익수 피렐라와 중견수 김성윤의 사이가 다소 멀었다. 하필 타구가 그 가운데를 향해 날아왔고, 중견수 김성윤이 낙구 지점을 향해 빠른 발로 달려오고 있었지만 정상적인 자세로 공을 잡기는 쉬워 보이지 않았다. 이때 김성윤이 몸을 날렸다. 오른팔을 쭉 뻗어 몸을 날린 김성윤은 양의지의 타구가 땅에 닿기 전에 공을 잡아냈고, 9,213명이 찾은 라이온즈파크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김성윤은 공을 잡은 글러브를 쭉 뻗어 환호했고, 피렐라와 좌완투수 이승현 역시 환한 미소로 김성윤을 반겼다. 이 호수비로 선두타자 안타 위기를 넘긴 삼성은 1점차 리드를 잘 지켜내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자기 장비를 정리하던 김성윤에게 이승현이 다가와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그를 가볍게 안았다. 마운드 위에서 포커페이스를 자랑하던 이승현의 얼굴엔 안도의 웃음꽃이 피었고, 김성윤 역시 미소와 함께 그를 맞으며 웃었다. 김성윤은 다이빙캐치 순간을 회상하며 “(수비 시프트로) 피렐라와 많이 벌어져 있던 상태라 이 부근에 오는 공은 내가 잡겠다고 이야기를 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 그 사이로 공이 날아왔고, 다행히 공이 빠르진 않아서 승부를 해볼만 하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과감하게 날렸는데 잡혔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호수비 후 9천 명의 관중들의 환호를 듣는 순간 김성윤은 “뿌듯했다”라고 회상했다. 경기 후 이승현이 다가와 했던 말에 대해 묻자, 김성윤은 “계속 고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이)승현이가 잘 던졌으니 그런 타구가 나온 거라고 이야기했다”라며 덕담을 나눴다고 전했다. 김성윤은 빠른 발로 상대팀을 괴롭히는 선수로, 한동안 대수비나 대주자 자원으로 경기에 많이 나왔다. 하지만 올 시즌 외야수들의 줄부상 등으로 인해 김성윤에게도 주전 기회가 종종 찾아왔고, 이날 호수비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면서 주전으로서의 도약을 기대케 했다. 김성윤은 “주전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뛰진 않지만, 한 타석 한 타석 주어질 때마다 그 역할에 맞게 최대한 노력하려고 한다. 그 역할에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계속 즐기면서 하려고 한다. 즐기는 게 제 멘털에 훨씬 도움이 많이 된다는 걸 느껴서 앞으로도 재밌게 야구하면서 역할에 충실한 선수가 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4.2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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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부상 여파? 시행착오? 낯선 이정후 향한 시선

기우(杞憂)일까, 합리적 의심일까. KBO리그 정규시즌 첫 주(1~9일) 부진했던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 얘기다. 이정후는 이 기간 6경기에 나서 타율 0.208(24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첫 4경기 타율은 0.067(15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2017시즌 데뷔한 이정후가 개막 첫 주 남긴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2018·2020·2022시즌에는 이 기간 타율이 3할을 넘겼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타격 5관왕에 오른 리그 대표 타자다. 30타석도 안 되는 표본으로 이정후의 초반 페이스를 판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변수도 몇 가지 있다. 그는 지난겨울 타격 폼을 간결하게 만드는 변화를 줬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탓에 피로감도 남아 있다. 4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는 웨이트 트레이닝 중 허리에 불편함을 느껴 이튿날(5일) 경기까지 결장했다. 이정후답지 않은 기록과 퍼포먼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정후는 헛스윙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자신의 스트라이크존(S존)이 확실하고, 노린 공은 정확한 콘택트 능력으로 공략한다. 지난 시즌(2022) 헛스윙 비율도 3%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 나선 첫 6경기 헛스윙 비율은 9.2%였다. 이정후답지 않은 타구도 많았다.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1일) 2번째 타석에선 투수 버치 스미스의 높은 코스 슬라이더에 내야(1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2일 한화 2차전 첫 타석에서도 김민우의 높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했지만, 마운드 위에서 3루수에게 잡혔다. 이 경기 3번째 타석에선 빗맞아 가운데 외야로 뜬 타구를 보며 고개를 숙여 탄식하기도 했다. 허리 통증을 다스린 뒤 복귀한 이정후는 6일 LG 트윈스에서도 김진성의 몸쪽(좌타자 기준) 높은 직구에 평범한 뜬공으로 물러났다. 전반적으로 높은 코스에 타이밍을 잘 맞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NC 새 1선발 에릭 페디의 컷 패스트볼(커터)에 1·4회 초 타석 모두 땅볼로 아웃됐다. 이정후는 7회 3번째 승부에서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보통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선수가 돌파구를 만들려는 모습이다. 이정후는 이어진 승부에서 페디의 2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한 뒤 4구째 투심에도 배트를 헛돌리며 삼진을 당했다. 이정후는 7일까지 땅볼 아웃 5개, 뜬공 아웃 6개를 기록했다. 삼진도 2개였다. 빠른 공(직구·투심·커터)을 공략해 당한 아웃은 7개였다. 타격 폼 수정으로 생긴 혼선이나 허리 통증 후유증이 의심됐다. 일단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이정후는 8일 NC 3연전 2차전에서 리그 대표 투수 구창모를 상대로 1회 초 좌중간 솔로 홈런을 쳤고, 6회와 8회도 각각 체인지업과 낮은 직구를 공략해 내야 안타와 좌중간 2루타를 기록했다. 9일 NC 3차전 첫 타석에서도 송명기의 직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다. 3·4번째 타석도 정타를 생산했다. 이정후를 향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명확하다.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 NC와의 7·8일 경기를 중계한 민훈기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이정후가 7일 경기 앞두고 배팅 훈련을 할 때는 100% 자기 스윙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8일 경기 전에는 배트를 제대로 돌리더라. 경기에서도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고 했다. 하이 패스트볼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점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부터 의식적으로 발사각을 높이려는 스윙을 가미하는 것 같더라. 낮은 코스 대처는 잘해도, 높은 공은 컨디션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일시적인 난조로 본다. 특히 7일 NC 선발 투수 페디의 공은 어떤 타자라도 쉽게 공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타격 폼 수정 여파보다는 몸 상태가 타구의 질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타격은 파워·콘택트·효율성 3가지 기준으로 봐야 한다. 파워를 만드는 건 몸을 비트는 동작이다. 체중 이동을 하고 지탱하고 있던 발을 돌리는 과정에서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허리 회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빗맞은 타구는 (공이 배트에) 깎여서 맞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부상 여파로 타격 타이밍이 흔들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정후의 잘 맞은 타구가 수비 시프트에 걸려 아웃된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이정후는 WBC에서 시속 150㎞ 강속구를 잘 공략했다. 부상 복귀 뒤 타석 수가 쌓일수록 정타 생산도 늘어났다. 이정후는 주중 3연전에서 두산 베어스 투수들을 상대한다. 라울 알칸타라·김동주 등 강속구를 구사하는 선발 투수들을 연달아 만난다. 1차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동점 주자를 두고 나선 9회 초 타석에서도 범타로 물러났다. 금주 그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2023.04.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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